거듭제곱

Exponentiation. 반복된 곱셈을 나타내는 이항연산. 자연수 ab에 대해 ab제곱 a^bab회 반복하여 곱한 것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a^b = \overbrace{a \times \cdots \times a}^{b}

물론 자연수가 아닌 다른 숫자, 이를테면 실수복소수에 대해 이 정의를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어느 경우든 거듭제곱에서 반복되어 곱해지는 숫자(아랫쪽에 쓰는 숫자)는 (base), 그리고 곱셈을 반복하는 횟수(윗쪽에 첨자로 쓴 숫자)는 지수(exponent)라고 부른다.

엄밀한 정의

앞에서 쓴 정의를 재귀적으로 다시 쓰면 다음 두 규칙을 얻는다.

  1. a^1 = a
  2. b > 1일 때, a^b = a \times a^{b-1}

두번째 규칙을 b = 1일 때에 대해서 확장하면 a가 0이 아닐 때 a^0 = 1을 얻는다. (a가 0일 경우는 상황이 복잡한데, 자세한 설명은 0의 0제곱을 참고하라.) 마찬가지로 b \le 0일 때에 대해서 확장하면 a가 0이 아닐 때 a^b = \frac{1}{a^{-b}}가 성립하며, 특히 a^{-1} = \frac{1}{a}가 된다. 이 정의는 a가 실수 및 복소수 범위일 경우에 대해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다음 등식들은 위 정의와 곱셈의 성질로부터 어렵지 않게 증명할 수 있다.

  • a^b \times a^c = a^{b+c}
  • \frac{a^b}{a^c} = a^{b-c}
  • (a^b)^c = a^{b \times c} (하지만 a^{(b^c)}와는 다르다.)
  • (a \times b)^c = a^c \times b^c
  • \left(\frac{a}{b}\right)^c = \frac{a^c}{b^c}

유리수 지수

b가 자연수가 아닐 경우 문제는 조금 더 복잡해진다. 일단 b유리수일 경우, b = \frac{1}{k}라 하면 a^{\frac{1}{k}}k제곱해서 a가 되는 숫자가 되는데1) 우리는 이를 k제곱근이라 부른다…라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실제로는 이런 숫자가 한 둘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곱해서 4가 되는 숫자는 2도 있고 -2도 있는데, 편의상 4^{\frac12}라고 쓰면 이 둘 중 하나(이 경우, 양의 제곱근인 2)를 골라서 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0이 아닌 수의 k제곱근은 복소수 범위에서 정확히 k개 존재하기 때문에, 이 중 어느 값을 선택하느냐는 순전히 선택의 문제에 가깝다. 이 때문에 흔히 대표값(principal value)이라 하여, k개의 제곱근 중 편하게 다룰 수 있는 하나만을 a^{\frac{1}{k}}의 값으로 취하게 된다. a가 실수일 경우 이 대표값은 실수, 그리고 만약 양수인 쪽이 존재할 경우 양수로 결정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4^{\frac12} = 2이고(다른 제곱근인 -2는 음수이다) (-27)^{\frac13} = -3이다(실수인 제곱근이 하나 밖에 없다). a가 복소수일 경우에 대해서는 뒷쪽을 참고하라.

일단 이런 식으로 k제곱근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나면 a^{\frac{p}{q}} = \left(a^{\frac{1}{q}}\right)^p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정의는 앞에서 설명했던 자연수 및 정수 지수에서의 거듭제곱을 부분집합으로 포함하긴 하지만, 몇 가지 성질을 바꿀 필요가 있다:

  • (a \times b)^c = a^c \times b^c (단, ab가 실수이고 양수일 때)
  • \left(\frac{a}{b}\right)^c = \frac{a^c}{b^c} (단, ab가 실수이고 양수일 때)

이 두 가지이다. 만약 조건이 달려 있지 않다면 1 = (-1 \times -1)^{\frac12} = (-1)^{\frac12} (-1)^{\frac12} = -1 같은 모순에 빠지고 만다. 물론 c가 정수일 경우에는 ab가 무엇이든간에 이 등식이 성립한다.

실수 지수

유리수는 조밀하지만(즉, 서로 다른 두 유리수를 잡으면 그 사이에 다른 유리수가 항상 존재함) 완비성을 갖추진 않았기 때문에(아무리 용을 써도 2의 제곱근을 정확히 나타낼 수는 없다) 유리수 지수에 대해 정의된 거듭제곱을 극한을 사용해 확장하여 실수 지수에 대한 거듭제곱을 쉽게 정의할 수 있다. 즉,

\displaystyle a^b = \lim_{\frac{p}{q} \to b}{a^{\frac{p}{q}}} \quad(b \in \mathbb{R},~p, q \in \mathbb{Z})

이렇게 정의한 거듭제곱은 a가 어떤 값일 때 매우 특이한 성질을 지니게 되는데,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함수 f(x) = e^x를 정의할 때 이 함수의 도함수 또한 본래의 f(x)와 같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성질을 만족하는 실수 e는 유일하게 존재하며, 다들 잘 아듯이 자연상수(≈ 2.7182818…)라 부른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함수는 지수함수(exponential function)라 부른다. (보통 \exp(x)라고 많이 쓴다.)

지수함수는 연속함수이며 전단사 함수이기 때문에 역함수가 존재하며, 이 역함수는 자연로그(natural logarithm)라 부르고 \ln x라 쓴다. (당연히 이 함수는 x가 0보다 클 때만 정의된다.) 이 함수는 지수함수의 역함수라는 점을 빼고도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일단 지수함수의 역함수라는 점에서 e^{\ln a} = a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a^b = (e^{\ln a})^b = e^{b \ln a}를 기대할 수 있고 실제로 그러하다. 다시 말해서, 거듭제곱 함수는 지수함수와 그 역함수인 자연 로그로 재정의하는 게 가능한 것이다. 이 점은 거듭제곱 함수를 복소수로 확장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복소수 지수

앞에서 실수 ab에 대해 a^b = e^{b \ln a}로 정의한다고 했다. 만약 지수함수와 자연 로그를 복소수에 대해 확장할 수 있다면, 공짜로 복소수 지수에 대한 거듭제곱도 함께 정의할 수 있게 된다.

실수 범위의 지수함수는 앞에서 설명했던 정의(도함수가 본래의 함수와 같은 유일한 함수) 말고도 여러 방법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특히 지수함수의 (x=0을 중심으로 하는) 테일러급수 전개는 놀랍게도 삼각함수의 테일러 급수 전개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displaystyle e^{ix}
\displaystyle = \sum_{n=0}^\infty \frac{(ix)^n}{n!}
\displaystyle = \sum_{n=0}^\infty \frac{(ix)^{2n}}{(2n)!} + \sum_{n=0}^\infty \frac{(ix)^{2n+1}}{(2n+1)!} (짝수째 항과 홀수째 항을 분리)
\displaystyle = \sum_{n=0}^\infty \frac{i^{2n} x^{2n}}{(2n)!} + i \sum_{n=0}^\infty \frac{i^{2n} x^{2n+1}}{(2n+1)!}
\displaystyle = \sum_{n=0}^\infty \frac{(-1)^n x^{2n}}{(2n)!} + i \sum_{n=0}^\infty \frac{(-1)^n x^{2n+1}}{(2n+1)!}
\displaystyle = \cos x + i \sin x

이는 오일러등식이라 하여 테일러 급수 전개 말고도 여러 방법으로 증명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자연 로그를 복소수 범위로 확장하는 데 쓸 수도 있다. 왜냐하면 위의 등식 때문에 모든 복소수를 re^{i\theta}의 형태로 쓰는 게 가능하기 때문인데2), 실제로 로그 함수의 성질을 사용하면 \ln re^{i\theta} = \ln r + i\theta가 성립하게 된다. 이렇게 확장한 자연 로그가 여전히 지수함수의 역함수임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자연 로그를 복소수 인자로 확장하면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생기게 되는데, 바로 로그값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임의의 복소수와 정수 n에 대해 re^{i\theta} = re^{i(\theta+2n\pi)}가 성립하므로, 사실은 \ln re^{i\theta} = \ln r + i(\theta + 2n\pi)인 것이다! 이 때문에 복소수 자연 로그는 다가함수(multivalued function)이며, 앞에서 여러 개의 제곱근 중 하나를 정할 때 사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대표값의 개념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 경우, 허수부가 -π보다 크고 π보다 작거나 같도록 대표값을 정한다.) 복소수 자연 로그가 다가함수이니 이걸 갖다 쓰는 거듭제곱 또한 다가함수일 수 밖에 없다.

흔히 드는 예로 i^i(…)가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ln i = \ln (1 e^{i (2n+\frac12)\pi}) = \ln 1 + i(2n+\frac12)\pi = i(2n+\frac12)\pi \quad(n \in \mathbb{Z})
따라서, i^i = e^{i \ln i} = e^{i \cdot i(2n+\frac12)\pi} = e^{-(2n+\frac12)\pi} \quad(n \in \mathbb{Z})

이 값의 대표값은 n=0을 대입해서 얻을 수 있는데, 이 경우 e^{-\frac12 \pi} \approx 0.207879\cdots가 된다. 웃긴 점은 밑과 지수가 둘 다 복소수인 주제에 결과는 실수라는 점이다….

거듭제곱을 이 지경까지 확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최종 정의는 처음에 접했던 자연수 및 정수 지수의 거듭제곱을 정확히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복소수로 거듭제곱을 확대할 경우 한 가지 사라지는 성질이 있는데, 바로 다음과 같다:

  • (a^b)^c = a^{b \times c} (단, bc가 모두 실수일 때)

같은 이유로 등식 \ln a^b = b \ln a 역시 ab가 모두 실수일 때만 성립한다.

거듭제곱 "기호"

현재의 윗첨자를 사용한 거듭제곱 표기법은 15세기에 처음 등장했으나, 제곱 이상 모든 거듭제곱에 첨자 표기를 사용하는 규칙은 정착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일부 수학자들은 제곱에 대해서는 그냥 곱셈을 사용하고(x2 대신 xx) 세제곱 이상에서만 첨자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귀찮았는지 이 규칙은 점차 힘을 잃었다.

덧셈(+)이나 곱셈(× 또는 ·)과는 달리 거듭제곱의 경우 이항 연산자로 쓰는 일반적인 기호가 없다. 다만 윗화살표 ↑가 쓰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커누스윗화살표표기법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이다. (여기서는 하이퍼4[hyper-4] 연산자를 ↑↑로, 하이퍼5 연산자를 ↑↑↑로 쓰고 있다.) 첨자를 쓸 수 없는 플레인텍스트 환경에서는 ^**를 주로 쓰는데 전자는 윗화살표를, 후자는 거듭된 곱셈을 강조하는 것이다.

1) 앞의 등식이 성립한다고 치면 (a^{\frac{1}{k}})^k = a^{\frac{1}{k} \times k} = a^1 = a이므로.
2) 0이 아닌 임의의 복소수 z = a + bi를 생각하면, 이를 노름(norm) r로 나눈 z' = \frac{a}{r} + i \frac{b}{r}는 항상 z' = \cos \theta + i \sin \theta의 형태로 쓸 수 있다. 왜냐하면 \left(\frac{a}{r}\right)^2 + \left(\frac{b}{r}\right)^2 = \frac{a^2 + b^2}{r^2}인데, 복소수에서의 노름은 r = \sqrt{a^2 + b^2}로 정의되므로 이 값은 1이 된다. 고로 z'복소평면 상에서 항상 단위원 위에 위치하게 되고, \theta와 일대일 대응이 가능하게 된다.

도쿠위키DokuWiki-custom(rev 9085d92e02)을 씁니다.
마지막 수정 2011-09-23 05:54 | 작성자 lifthrasi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