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ISO 15924 Hani/500. 중국어일본어의 표기에 주로 쓰이는 표어문자. 한국어베트남어를 비롯한 언어들에서도 사용한 바가 있으나 현재는 사용되지 않거나 극히 드물게(한국어의 경우)만 사용된다.

그 기원은 아무리 적어도 대략 기원전 12세기에 기록된 갑골문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갑골문 자체가 글꼴이 표준화되지 않았다는 점만 빼면1) 현대 한자와 구조 자체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도 상당한 기간동안 쓰이면서 구조가 확립된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현재까지 쓰이는 문자 체계 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소리. 전설에는 창힐(仓颉)이 한자를 만들었다고 하긴 하지만, 실제로 한자의 첫 기원이 언제였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다. 당장 가능성이 있는 사료 범위가 기원전 6천년대에서 2천년대에 걸쳐 매우 길게 분포해 있는 판이니….

구조

한자는 표어문자로서 하나의 문자가 하나의 형태소를 가리킨다. 이를 오해하여 하나의 문자가 하나의 "뜻"을 나타내는 표의문자로 한자를 분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자가 가리키는 형태소는 반드시 뜻에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적인 문자도 있을 뿐더러(대표적으로 중국어의 的), 한자를 사용하는 현대 언어에서는 한자 여러 개가 뭉친 한자어가 새로운 뜻을 만드는 경우가 허다한데다가 언어들마다 의미가 완전히 딴판인 경우도 적잖다(대표적으로 工夫). 그러나 다른 문자에 비해 한자가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 표의문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별 소용이 없으며, 심지어 유니코드에서도 한자 영역을 "ideographic"(상형문자)으로 분류해 놓았다…. 안습.

특정 형태소에 대한 한자가 만들어지는 방법은 몇 가지의 "제자 원리"로 나눌 수 있다:

  • 상형자: 형태소가 가리키는 물체의 물리적 모양에서 유래. 다들 아는 日, 月, 木 따위가 여기에 속한다. 아마도 최초에는 모든 한자가 상형자였다가 모양의 갯수가 바닥나고 복잡한 개념을 표현해야 할 필요성에 따라 다른 제자 원리로 넘어 갔으리라 추측된다.
  • 지사자: 형태소를 함의하는 모양으로부터 유래. 上, 下 같은 것이 속하는데, 형태소가 물리적인 물체가 아닌 개념을 가리키거나 할 때 그 개념을 연상시킬 수 있는 모양을 가지고 문자를 만든 것.
  • 회의자: 형태소를 구성하는 의미에 대응하는 한자를 합쳐서 유래. 林, 明 같은 것이 속한다. 어떤 문자가 회의자인지 형성자인지는 종종 불투명한 경우가 있는데, 한자의 발음이 시대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바뀌어서 실제로는 형성자임에도 불구하고 회의자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형성자: 형태소를 연상시키는 한자와 음을 나타내는 한자를 합쳐서 유래. 이 경우 형태소를 연상시키는 한자는 비슷한 의미를 갖는 한자들 사이에서 공유되지만 음을 나타내는 한자는 서로 따로 놀게 되며, 전자는 많은 경우 한자부수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제자 원리에서는 좀 뒷쪽에 나오지만, 사실은 형성자가 전체 한자의 80~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게 없다면 한자를 배우는 일은 정말로 맨땅에헤딩하는 일일 것이다.
  • 가차자: 본래는 다른 방법으로 제자되었다가, 본래의 의미를 잃고 음이 같은 다른 형태소를 나타내게 된 경우. 예를 들어 自 같은 경우 본래는 "코"를 나타내는 상형자였으나 현재는 이 의미는 완전히 사라지고 "자신"이라는 의미만 남았다. 기술적으로는 제자 원리라기보다는 어원이라고 하는 게 옳겠지만.
  • 전주자: 본래는 한 글자였던 것이 의미가 분화되며 여러 글자로 나뉜 경우. 이 또한 기술적으로는 제자 원리라고 하기는 힘들며, 대부분의 경우 다른 방법으로도 설명할 수 있어서 이 분류를 아예 빼는 경우도 많다.

즉, 대부분의 한자는 다른 한자들을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소를 만드는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구성법이 항상 일관된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한자는 현대에 사용되는 문자 중에서 지속적으로 문자가 추가되는 얼마 안 되는 문자 체계이며, 과거에 사용되었다가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문자까지 다 합하면 그 수가 10만개를 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때문에 유니코드는 매 버전마다 새로운 한자를 추가하고 있으며, 아예 이 목적으로 별도의 평면까지 할당했다.) 물론 실제로는 일상 생활에 사용되는 문자는 3~4천개 정도이며 그 이상은 역사적 또는 특수한 목적으로만 사용된다.

모든 현대 한자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30여종의 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다시 전통적으로 말하는 8개의 획으로 나눌 수 있는데 때마침 "永"자에 이 8개의 획이 모두 들어 있기 때문에 영자필법이라 하여 교육에 이용된다. 이 8개의 기본 획으로 표현할 수 없는 획은 단 하나, 동그란 획(숫자 0을 나타내는 〇에 있는 그 획)으로 이 획이 쓰이는 한자는 손에 꼽힐 정도이다.2) 획이나 다른 문자를 합성해서 새 문자를 만들 때 그 모양 또한 십수가지 중 하나로 정해져 있으며, 이 때문에 유니코드에는 상형문자 기술 문자열(Ideographic Description Sequence)이라 하여 유니코드에 포함되지 않은 한자를 그 모양을 가지고 기술할 수 있도록 하는 언어도 들어 있다(만 지원이 별로 안 되어서 거의 안 쓴다).

세부 분류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획을 줄이는 방법에 따라:

같이 보기

1) 글꼴의 표준화 자체는 천 년 정도 지나서 전서진나라(221 ~ 206 BCE)에서 공식 문자로 지정되면서야 얼추 끝난다. 물론 이 글꼴 또한 현재와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못 알아 먹을 수준은 아니다.
2) 많이들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이 획은 〇에서만 쓰이는 건 아니다. 유니코드 6.0 현재 이 획을 쓰는 다른 한자로는 㔔, 㪳, 㫈이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ㅇ" 받침이 들어간 한글 발음을 표현하기 위한 형성자이다. 그러나 한국식한자를 제외하면 정말로 〇밖에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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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정 2011-08-05 03:09 | 작성자 lifthrasiir